열린마음’ LG 이병규 “구단의 구상 듣고 싶다”


시즌 전 구단과 감독에게 부탁을 했다. ‘도와달라’고 했다. 불혹의 타자는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이 리그에선 그에게 오직 한 벌의 유니폼이었던 LG 저지와 정말 찐하게, 최선을 다해 이별하고 싶었다. 힘을 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꿈꿨으나 결과적으로 그의 바람은 (오해받지 않았지만) 응답받지 못했다.

섭섭함이, 실망감이 없다면 거짓이 된다. 그러나 이병규는 그런 감정을 드러내는 대신 이제 구단의 구상을 궁금해 했다. 데뷔 스무 해를 지나는 동안 함께 웃고 울고 뛰었던 LG이기에 구단도 열심히 설계하는 ‘이병규의 미래’가 있으리라 믿고 있는 모습이다.

굳이 자신의 이야기로 한정하지 않으면, 이병규는 선수의 은퇴와 구단의 리빌딩에 대해 조목조목 소신 있게 논하는 베테랑 선수다.

“모든 선수에겐 은퇴 시기가 오고, 모든 구단에겐 살아 숨 쉬는 선수단이 필요하다”는 그는 “프랜차이즈 스타와 구단이 잘 헤어지기 위해서는 ‘플랜’과 ‘합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은퇴 시점과 구단이 바라는 은퇴 시점은 자주 다를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생각이 맞다는 고집을 버리고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해 함께 ‘은퇴계획’을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느 해 돌발적으로 은퇴를 강요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은퇴 시점을 논의하고 선수 생활의 후회 없는 마무리를 도와주는 구단의 모습이 소망스럽다는 생각이다. “은퇴 시점에 합의하지 못할 때 서로가 타협할 만한 기준을 미리 정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단이 한 달? 최소한의 출전 기회를 보장하고 선수가 후배들과 공정한 경쟁으로 살아남는 다면 그에겐 더 기회를 주고, 그 (보장된) 기회를 버티지 못한다면 은퇴를 받아들이게 한다든지…….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마무리의 모습은 분명히 있습니다. 선수는 무작정 욕심이 아니고, 구단은 매정하지 않아야, 웃으며 유니폼을 벗을 수 있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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